대출 이자는 어떻게 계산되나
계산기가 내놓는 숫자를 그냥 받아들이는 것과, 그 숫자가 어디서 나오는지 아는 것은 다릅니다. 은행이 쓰는 계산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규칙은 딱 두 개이고, 나머지는 그 두 규칙을 회차 수만큼 반복하는 것뿐입니다.
2026년 8월 11일
- 규칙 ①: 연이율을 12로 나눈다
- 규칙 ②: 이자는 잔액에만 붙는다
- 첫 달 명세를 손으로 만들어 보기
- 원리금균등 월 상환액 공식
- 금리 1%p는 얼마인가
- 계산기와 은행 청구액이 다른 이유
규칙 ①: 연이율을 12로 나눈다
대출 금리는 연 단위로 적혀 있지만 상환은 매달 합니다. 그래서 먼저 월이율을 만듭니다.
월이율 = 연이율 ÷ 12
연 4.2%라면 월이율은 0.35%입니다.
수학적으로 엄밀하게 하려면 (1+연이율)^(1/12) − 1처럼 복리로 환산해야 하지만,
국내 은행 실무는 연이율을 그냥 12로 나눕니다.
연 4.2%를 복리로 환산하면 월 0.3434%로 조금 낮아지는데,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이 관행이 차주에게 유리하지는 않지만, 계산이 단순해지고 예측 가능해집니다.
이 계산기도 은행 방식을 따릅니다.
규칙 ②: 이자는 잔액에만 붙는다
두 번째 규칙이 사실상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그달의 이자 = 그달에 남아 있는 원금 × 월이율
처음 빌린 금액이 아니라 지금 남은 금액이 기준입니다. 그래서 원금을 갚을수록 이자가 저절로 줄어듭니다. 원금은 갚은 만큼 사라지고, 사라진 원금에는 다음 달부터 이자가 붙지 않습니다. 상환 방식에 따라 총 이자가 크게 달라지는 이유도 여기서 나옵니다. 원금을 빨리 줄이는 방식일수록 이자가 붙을 밑동이 빨리 작아지니까요.
흔한 오해 하나를 짚어 두면, 대출 이자에 복리가 붙는 것은 아닙니다. 매달 이자를 제대로 내는 동안에는 이자에 다시 이자가 붙지 않습니다. 총 이자가 원금의 76%까지 불어나는 것은 복리 때문이 아니라 원금이 30년 동안 천천히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자를 내지 못해 연체되면 그때부터는 다른 계산(연체이자)이 시작됩니다.
첫 달 명세를 손으로 만들어 보기
3억원, 연 4.2%, 30년(360회차), 원리금균등으로 빌렸다고 하겠습니다. 월 상환액은 146만 7,052원입니다(공식은 다음 절에서 봅니다).
| 회차 | 계산 | 이자 | 원금 | 남은 잔액 |
|---|---|---|---|---|
| 1회차 | 3억 × 0.35% | 1,050,000원 | 417,052원 | 299,582,948원 |
| 2회차 | 2억 9,958만 × 0.35% | 1,048,540원 | 418,512원 | 299,164,436원 |
| 3회차 | 2억 9,916만 × 0.35% | 1,047,076원 | 419,976원 | 298,744,460원 |
납입액 146만 7,052원은 세 회차 모두 같습니다. 그 안에서 이자가 매달 1,460원쯤 줄고, 줄어든 만큼 원금 상환이 늘어납니다. 첫 회차에는 낸 돈의 72%가 이자로 갔고, 원금은 28%만 줄었습니다. 이것이 "초반에는 이자만 내는 것 같다"는 체감의 실체입니다. 회차별 흐름은 계산기의 회차별 상환표에서 전 회차를 펼쳐 볼 수 있습니다.
원리금균등 월 상환액 공식
매달 같은 금액을 내면서 360회차에 딱 잔액 0원이 되게 하려면 그 금액이 하나로 정해집니다.
월 상환액 = 원금 × 월이율 × (1+월이율)회차 ÷ ((1+월이율)회차 − 1)
3억·0.35%·360회차를 넣으면 146만 7,052원이 나옵니다.
엑셀에서는 =PMT(0.042/12, 360, -300000000)으로 같은 값을 구할 수 있습니다.
원금균등은 공식이 더 단순합니다. 매달 원금은 원금 ÷ 회차로 고정하고,
이자는 규칙 ②를 그대로 적용해 잔액에 월이율을 곱하면 됩니다.
금리 1%p는 얼마인가
"금리가 1%p 올랐다"는 뉴스가 내 통장에서 얼마인지 감이 잘 오지 않습니다. 3억·30년·원리금균등에서 금리만 바꿔 보면 이렇습니다.
| 금리 | 월 상환액 | 총 이자 | 4.2% 대비 |
|---|---|---|---|
| 연 3.2% | 1,297,401원 | 167,064,121원 | 총 이자 6,107만원 적음 |
| 연 4.2% | 1,467,052원 | 228,138,372원 | 기준 |
| 연 5.2% | 1,647,333원 | 293,039,588원 | 총 이자 6,490만원 많음 |
| 연 6.2% | 1,837,407원 | 361,466,441원 | 총 이자 1억 3,333만원 많음 |
1%p 차이가 월 18만원, 30년 총액으로는 6,000만원대입니다. 금리를 0.1%p 깎으려고 여러 은행을 비교하는 일이 헛수고가 아닌 이유입니다. 같은 표에서 하나 더 읽을 것이 있습니다. 금리가 오를수록 총 이자가 비례해서가 아니라 더 빠르게 늘어납니다. 금리가 높으면 초반에 원금이 더 늦게 줄어들어서, 이자가 붙는 잔액이 오래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내 금리와 조건을 넣어 월 상환액과 총 이자를 확인해 보세요. 금리를 0.1%p씩 바꿔 보면 무게가 실감됩니다.
대출 이자 계산기 열기계산기와 은행 청구액이 다른 이유
이 계산기의 숫자가 은행 안내문과 몇백 원에서 몇천 원 어긋날 수 있습니다. 틀린 것이 아니라 세 군데에서 조금씩 갈립니다.
- 일수 계산: 은행은 실제 경과 일수로 이자를 매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31일인 달과 28일인 달의 이자가 다르다는 뜻입니다. 이 계산기는 모든 달을 똑같이 취급합니다(월이율 = 연이율÷12).
- 반올림: 회차마다 원 단위로 반올림하는데, 은행은 절사하는 경우도 있고 기준이 상품마다 다릅니다. 360번 반복되면 총액에서 몇천 원 차이가 생깁니다.
- 실행일과 납입일: 대출 실행일과 매달 납입일 사이의 간격에 따라 첫 회차만 이자 일수가 다르게 잡히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래서 이 계산기는 전체 규모를 잡고 방식을 비교하는 용도로 쓰는 것이 맞습니다. 어느 방식이 이자가 적은지, 중도상환이 이득인지, 금리 0.3%p 차이가 얼마인지 같은 판단에는 충분히 정확합니다. 실제 청구 금액은 약정서와 은행 안내를 기준으로 삼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