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시안에 라틴어를 넣으면 무엇이 틀어지나

로렘입숨의 목적은 완성본과 같은 조건에서 레이아웃을 검증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글 서비스의 시안에 라틴어를 넣는 순간, 그 검증 조건이 무너집니다. 같은 자리에 한글이 들어가면 줄 수부터 화면의 인상까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다섯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최종 업데이트: 2026년 7월

1. 글자 폭: 전각과 프로포셔널

한글은 모든 글자가 거의 같은 폭을 차지하는 전각 문자입니다. ‘가’도 ‘를’도 ‘꿈’도 폭이 같습니다. 반면 라틴 알파벳은 ‘i’와 ‘w’의 폭이 서너 배 차이 나는 프로포셔널 문자입니다. 그래서 같은 픽셀 폭 안에 들어가는 글자 수 자체가 다르고, 텍스트 상자가 채워지는 리듬도 다릅니다. 라틴어로 여유 있어 보이던 영역이 한글을 넣는 순간 빽빽해지는 이유입니다.

2. 줄바꿈 방식

영문은 단어 단위로만 줄을 바꿉니다. 긴 단어는 통째로 다음 줄로 내려가서 오른쪽 끝이 들쑥날쑥해집니다. 한글은 관례에 따라 음절 단위로도 줄을 바꿀 수 있어서 (CSS의 word-break 설정에 따라) 오른쪽 끝이 비교적 고르게 맞습니다. 줄 끝 처리는 텍스트 영역의 인상을 좌우하는 요소인데, 라틴어 시안으로는 이걸 미리 볼 수 없습니다.

3. 회색도(화면의 진하기)

본문 텍스트를 흐리게 뭉뚱그려 보면 화면에 일정한 ‘회색 면’이 생깁니다. 조판에서는 이를 회색도라고 부릅니다. 한글은 획수가 많고 글자가 정사각형에 가까워 라틴 알파벳보다 회색도가 진합니다. 라틴어 더미로 잡은 여백과 행간이 한글 본문에서는 답답해 보이는 일이 흔한 이유입니다. 행간도 다릅니다. 영문 본문은 1.4~1.5배 행간이 표준이지만 한글 본문은 1.6~1.9배는 되어야 편하게 읽힙니다.

4. 같은 내용, 다른 길이

같은 의미를 담아도 언어마다 글자 수가 다릅니다. 예를 들어 “Add to cart”(11자)는 “장바구니에 담기”(8자)가 되고, “Sign in”(7자)은 “로그인”(3자)이 됩니다. 버튼·메뉴·알림처럼 짧은 UI 문자열일수록 이 차이가 레이아웃을 흔듭니다. 본문 영역도 마찬가지라서, 분량 감각을 실제와 맞추려면 처음부터 한글로 채워야 합니다.

비교 항목라틴어 로렘입숨한글 더미텍스트
글자 폭글자마다 다름(프로포셔널)거의 균일(전각)
줄바꿈단어 단위만음절 단위 가능
회색도옅음진함
권장 행간약 1.4~1.5배약 1.6~1.9배
완성본과의 유사성낮음높음

5. 폰트 폴백

시안에 라틴어만 넣으면 한글 글리프가 한 번도 렌더링되지 않습니다. 지정한 폰트에 한글이 없어서 시스템 폰트로 대체되는 문제, 영문과 한글의 굵기 대비가 안 맞는 문제, 따옴표·말줄임표 같은 문장부호가 어색하게 나오는 문제는 전부 한글 텍스트를 넣어 봐야 드러납니다. 더미텍스트 단계에서 한글을 쓰면 폰트 문제를 시안 단계에서 잡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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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한글 더미텍스트의 소스 고르기

한글 더미텍스트를 만들 때는 어떤 글을 재료로 쓰는지가 중요합니다. 아무 웹 문서나 긁어 쓰면 저작권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전한 재료는 두 가지입니다.

: 시안의 성격과 더미텍스트의 문체를 맞추면 검증 정확도가 한 단계 더 올라갑니다. 뉴스 앱 시안에는 기사 문체를, 커머스 상세 페이지에는 상품 설명 문체를 넣어 보세요. 문장 길이와 어미의 리듬까지 완성본과 비슷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