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말풀이 격자 규칙과 만드는 법

십자말풀이 판을 자세히 보면 검은 칸이 아무렇게나 놓여 있지 않습니다. 가운데를 기준으로 돌려 보면 똑같고, 흰 칸이 지나치게 길게 이어지는 곳도 없습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글은 격자의 규칙한글로 격자를 만들 때 생기는 사정을 정리합니다.

최종 업데이트: 2026년 7월

1. 검은 칸이 하는 일

검은 칸은 글자가 들어가지 않는 칸입니다. 하는 일은 두 가지입니다. 낱말의 끝을 정하고, 낱말의 길이를 정합니다. 가로로 흰 칸이 세 개 이어지고 그다음이 검은 칸이면, 그 자리는 세 글자 낱말 자리입니다.

그래서 격자를 만든다는 것은 곧 어떤 길이의 낱말을 몇 개 넣을지 정하는 일입니다. 판을 만들 때 지켜야 하는 조건도 여기서 나옵니다.

2. 왜 180도 대칭인가

대부분의 십자말풀이는 검은 칸이 가운데를 중심으로 180도 돌렸을 때 같은 자리에 놓입니다. 판을 거꾸로 뒤집어도 같은 모양이라는 뜻입니다.

대칭은 푸는 데는 아무 영향이 없습니다. 보기 좋으라고, 그리고 사람이 대충 뿌린 게 아니라 설계한 판이라는 표시로 지키는 관습입니다. 신문 지면에 실리던 시절부터 이어져 온 약속에 가깝습니다.

이 도구의 판도 전부 180도 대칭입니다. 검은 칸을 하나 놓으면 반대편 짝도 같이 놓는 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3. 한국 신문식 격자는 왜 성긴가

영어 크로스워드는 15×15에 검은 칸이 15% 남짓입니다. 거의 모든 칸이 가로 낱말과 세로 낱말 양쪽에 동시에 속합니다. 반면 한국 신문의 십자말풀이는 검은 칸이 훨씬 많고, 낱말마다 교차점이 한두 개뿐인 성긴 격자입니다.

취향 차이가 아니라 글자 수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한글로 영어식 조밀 격자를 만들면 채워지지 않습니다. 억지로 채우면 아무도 모르는 낱말이 잔뜩 들어가서, 푸는 사람 입장에서는 답이 있어도 맞힐 수가 없습니다. 한국 신문 십자말풀이가 원래 성기게 생긴 데에는 이런 사정이 있습니다.

이 도구도 같은 이유로 9×9에 검은 칸을 넉넉히 두고, 흰 칸이 이어지는 길이를 두세 칸으로 제한했습니다. 쓸 수 있는 낱말이 두 글자 1,100여 개, 세 글자 280여 개, 네 글자는 35개뿐이라 네 칸짜리 자리는 아예 만들지 않았습니다.

4. 격자를 채우는 순서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면 순서는 이렇습니다.

  1. 낱말 목록을 먼저 만든다. 격자보다 목록이 먼저입니다. 뜻풀이가 단서로 바로 서는 구체명사 위주로 모으고, 각 낱말에 단서를 붙여 둡니다. '걱정'이나 '고등학생' 같은 추상어와 뻔한 합성어는 빼는 편이 낫습니다. 단서가 시시해집니다.
  2. 검은 칸 배치를 정한다. 위의 조건(외톨이 칸 없음, 두 칸 이상, 모든 낱말이 교차, 한 덩어리, 대칭)을 지키면서 몇 가지 배치를 만들어 둡니다.
  3. 제약이 가장 심한 자리부터 채운다. 빈자리마다 들어갈 수 있는 낱말 후보를 세어 보고, 후보가 가장 적은 자리를 먼저 채웁니다. 왼쪽 위부터 순서대로 채우면 뒤에서 반드시 막힙니다.
  4. 막히면 되돌아간다. 어느 자리에 후보가 하나도 없어지면 직전 선택을 취소하고 다른 낱말로 바꿉니다(백트래킹). 사람 손으로도 되지만 판 수가 많아지면 프로그램으로 돌리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5. 교차로 저절로 생긴 낱말도 검사한다. 가로·세로를 채우다 보면 손대지 않은 자리가 저절로 다 채워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자리가 사전에 있는 낱말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이 검사를 빼먹으면 뜻 없는 글자 조합이 남습니다.

마지막 항목이 실수하기 쉬운 곳입니다. 이 도구를 만들 때도 처음에는 그 검사를 빼먹어서, 가로·세로 낱말은 다 멀쩡한데 사이에 사전에 없는 두 글자 조합이 끼어 있는 판이 나왔습니다.

규칙을 알고 나서 판을 보면 검은 칸 배치가 다르게 보입니다. 200판이 준비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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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자주 묻는 질문

검은 칸이 몇 퍼센트여야 하나요?

정해진 값은 없습니다. 영어 크로스워드는 15% 안팎을 관습으로 삼지만, 한글은 낱말 후보가 적어서 훨씬 높아집니다. 이 도구의 9×9 판은 검은 칸이 60% 안팎이고, 판마다 낱말이 스무 개 안팎 들어갑니다.

같은 낱말이 여러 판에 나와도 되나요?

한 판 안에서 같은 낱말이 두 번 나오면 단서가 겹쳐 이상하니 막아야 합니다. 판이 다르면 겹쳐도 괜찮습니다. 다만 몇몇 낱말만 판마다 나오면 200판이 다 비슷해 보이기 때문에, 이 도구는 한 낱말이 나올 수 있는 판 수에 상한을 두고 굽습니다.

격자를 브라우저에서 즉석으로 만들 수는 없나요?

한글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음절 종류가 많아 후보를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운 좋게 채워져도 낯선 낱말이 섞이기 쉽습니다. 그래서 이 도구는 판을 미리 만들어 두고 검사까지 마친 것만 싣습니다. 푸는 요령은 잘 푸는 요령에서 다룹니다.